Japan Discount와 Korea Discount 비교: 일본의 경험에서 한국이 배워야 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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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 Discount와 Korea Discount 비교: 일본의 경험에서 한국이 배워야 할 것들

by leeAnKR 2025.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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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증시는 오랫동안 ‘Japan Discount’라는 이름의 저평가 꼬리표를 달고 있었습니다. 버블 붕괴 이후 30년 가까운 장기 침체, 낮은 성장률, 과도한 현금 보유와 낮은 자본 효율성, 복잡한 지분 구조 등은 “일본 기업은 튼튼하지만 투자 매력은 떨어진다”는 인식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일본은 지배구조 코드·스튜어드십 코드·도쿄증권거래소(TSE)의 PBR 1배 압박·자사주 소각 확대 등 굵직한 개혁을 통해 “디스카운트 해소 후보”로 불릴 정도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국의 Korea Discount 논의는 이제 막 본격적으로 불이 붙은 단계입니다. 그렇다면 이미 10여 년 앞서 비슷한 문제를 겪은 일본의 사례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요? 이 글에서는 Japan Discount와 Korea Discount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살펴보고, 일본의 성공·한계 사례를 바탕으로 한국이 현실적으로 참고할 수 있는 지점, 그리고 개인 투자자가 이 비교에서 얻어갈 수 있는 시각을 정리해 보려 합니다.

 

서론: 두 나라 모두 “싼데도 망하지 않는 시장”이라는 공통된 이미지

Korea Discount 이야기를 꺼내면, 자주 함께 등장하는 비교 대상이 있습니다. 바로 Japan Discount입니다. 두 나라의 상황을 가만히 비교해 보면, 묘하게 겹치는 대목이 많습니다. 둘 다 수출·제조업 강국이고,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기업들을 여럿 보유하고 있습니다. 반도체·전자·자동차·2차전지의 한국, 자동차·기계·정밀장비·소재·게임의 일본은 실물 경제 측면에서 절대 “약한 나라”가 아닙니다. 그런데도 두 나라 증시는 오랫동안 “싸다”는 평가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일본의 경우, 버블 붕괴 이후 ‘잃어버린 20년, 30년’으로 불리는 장기 저성장 기간 동안, 주가와 기업 가치가 제대로 리레이팅되지 못했습니다. 기업들은 현금을 쌓아두고, 교차 지분을 통해 서로의 지분을 갖고 있는 복잡한 구조를 유지했습니다. ROE는 낮았고, 배당과 자사주 소각은 서구권에 비해 소극적이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좋은 회사인데, 주주를 위해 돈을 쓰지 않는다”는 불만이 쌓였습니다. 결국 이는 Japan Discount라는 이름의 상시 디스카운트로 이어졌습니다.

한국의 Korea Discount도 결이 비슷합니다. IMF 이후 구조조정을 거쳐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 많이 생겼지만, 재벌·총수 중심 지배구조, 낮은 배당성향, 자본 효율성 부족, 정책·지정학 리스크 등이 겹치면서, “좋은 회사들이 있지만, 시장 전체는 싸게 거래되는 곳”이라는 인식이 강화되었습니다. 외국인·기관은 항상 일정 수준의 리스크 프리미엄을 요구했고, PER·PBR은 글로벌 평균보다 낮은 수준에 고착되었습니다.

공통점은 분명합니다. 두 시장 모두 “당장 망할 것 같지는 않은데, 그렇다고 프리미엄을 줄 만큼 매력적이지도 않다”는 애매한 인식을 오랫동안 품고 있었다는 것. 이 애매함이 바로 “디스카운트”라는 이름의 꼬리표를 낳았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일본은 이미 이 문제를 “국가 차원의 의제”로 삼아 10년 넘게 제도 개혁과 시장 압박을 병행해 왔고, 한국은 이제 막 본격적인 ‘코리아 밸류업’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서론에서 정리하고 싶은 포인트는 이것입니다. Japan Discount와 Korea Discount는 단순히 “둘 다 싸다”는 공통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경제·기업은 괜찮은데, 자본시장 구조와 주주 대우에 문제가 있어 상시 디스카운트가 붙는 시장”이라는 공통된 구조적 고민을 공유합니다. 그렇다면 먼저 출발선에 섰던 일본이 어떤 처방을 시도했고, 무엇은 효과가 있었고, 무엇은 한계였는지를 보는 것은, 지금의 한국에게 꽤 직접적인 참고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본론: Japan Discount 해소 시도에서 읽어내는 세 가지 교훈

1) 지배구조 코드·스튜어드십 코드: “룰을 만들고, 행동을 바꾸도록 압박하기”
일본은 2010년대 중반 이후, 자본시장 개혁의 축으로 기업지배구조 코드(Corporate Governance Code)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를 도입했습니다. 핵심은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기업에게는 “이사회 독립성 강화, 외부 이사 도입, 지배구조·전략·자본 배분에 대한 투명한 공시”를 요구했고, 둘째, 연금·자산운용사 같은 기관투자자에게는 “단순히 지수를 추종하는 수동적 투자자가 아니라, 기업의 지배구조·주주가치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적극적 주인’이 되라”고 주문했습니다.

여기서 일본이 보여준 중요한 포인트는 “룰만 만든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행동을 바꾸도록 지속적으로 압박했다”는 점입니다. 코드 도입 이후, 일본 기업들의 이사회 구조·외부 이사 비율·지배구조 보고서 공시 비율은 꾸준히 개선되었습니다. 연금·기관들도 서서히, 하지만 분명히 의결권 행사와 기업 대화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이 과정이 바로 Japan Discount를 줄이기 위한 “보이지 않는 체질 개선”이었습니다.

한국의 경우에도 지배구조 보고서·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문서만 있고 행동은 약한 상태”로 머무른 측면이 큽니다. 일본 사례가 주는 교훈은 명확합니다. 코드는 출발점일 뿐이고, 그 코드에 맞춰 실제 행동과 인센티브를 조정하는 데 얼마나 시간을 쏟느냐가 승부를 가른다는 것입니다. 한국이 코리아 밸류업을 이야기할 때, 단순 구호보다 “지배구조·스튜어드십 코드에 실제로 힘을 실어줄 구체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2) 도쿄증권거래소(TSE)의 PBR 1배 압박: “시장 차원의 수치 목표 설정”
최근 Japan Discount 논의에서 가장 화제가 된 조치는, 도쿄증권거래소가 PBR 1배 미만 기업들에게 자본 효율성 개선 계획을 요구한 것입니다. “당장 1배로 올려라”가 아니라, “왜 1배 이하로 거래되는지 스스로 분석하고, ROE·배당·자사주 소각·비핵심 자산 정리 등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계획을 내라”는 식의 ‘숙제’를 줬습니다. 그리고 이 내용을 시장에 공개하도록 함으로써, 투자자들이 기업의 진지함을 평가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 조치는 두 가지 측면에서 인상적입니다. 하나는, 거래소라는 플랫폼이 “단순히 상장·매매를 관리하는 곳”을 넘어, 자본 효율성과 시장 가치 제고를 위한 적극적인 플레이어로 나섰다는 점입니다. 다른 하나는, “구체적 숫자(PBR 1배)를 기준으로 삼아, 시장 전체에 문제의식을 명확히 던졌다”는 점입니다.

한국에도 PBR 1배 미만 기업이 수두룩하고, 코리아 디스카운트 얘기는 오래전부터 나왔습니다. 하지만 거래소·당국 차원에서 이렇게 명확한 기준과 요구를 제시한 적은 많지 않습니다. 일본의 사례는 “지나친 관치는 피하되, 거래소가 일정 수준의 넛지(nudge)를 통해 기업이 스스로 자본 효율성을 고민하게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줍니다.

한국이 이 모델을 그대로 복사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코리아 밸류업 논의에서 “지표 없는 구호”를 넘어, PER·PBR·ROE·배당성향 등 몇 가지 핵심 지표를 기준으로 시장과 기업에 구체적인 과제를 던지는 방식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코리아 Discount 해소 논의에도 “PBR 1배, ROE 몇 % 이상” 같은 명시적 숫자가 들어가기 시작하면, 투자자와 기업 모두 문제를 훨씬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3) 자사주 소각·배당 확대·교차지분 해소: “행동으로 보여줄 때 디스카운트가 줄어든다”
결국 디스카운트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줄어듭니다. 일본 기업들이 지난 10여 년간 보여준 변화 중 눈에 띄는 부분은, 자사주 매입·소각 확대와 배당성향 상승, 교차지분 점진적 해소입니다. 현금을 쌓아두기만 하던 기업들이 점차 주주환원에 나서고, 서로의 주식을 들고 있던 복잡한 구조를 정리하며, 비핵심 자산을 매각해 ROE를 끌어올리려는 시도를 시작했습니다.

물론 모든 기업이 완벽한 행동 변화를 보인 것은 아닙니다. 아직도 변화가 더딘 곳도 많고, 일본 디스카운트가 완전히 해소되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이익을 내도 주주에게 거의 돌려주지 않는다”는 과거의 이미지에서, “점점 더 주주를 의식하고 행동하는 시장”이라는 인식으로 조금씩 이동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 결과, 일본 증시에 다시 글로벌 자금이 유입되고, “이제는 일본도 볼 만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까지 왔습니다.

이 부분은 한국에게 가장 직접적인 힌트를 줍니다. 지배구조 보고서를 예쁘게 쓰는 것, IR 발표 자료를 멋지게 만드는 것, 코리아 밸류업이라는 이름의 슬로건을 내거는 것만으로는, Korea Discount가 줄어들지 않습니다.

결국 필요한 것은 “현금을 어떻게 쓰는지, 비핵심 사업·자산을 어떻게 정리하는지, 배당과 자사주 정책을 어떻게 바꾸는지”라는 구체적 행동의 변화입니다. 일본 사례는 “행동하는 기업에게는 시장이 실제로 프리미엄을 주기 시작한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 한국 기업과 정책 입안자 모두가 곱씹어 볼 만한 부분입니다.


4) 일본 사례의 한계: 그대로 따라 해도 답이 되진 않는다
마지막으로, 일본 사례를 너무 이상화하는 것도 위험합니다. 일본은 여전히 인구 감소·성장 둔화라는 구조적 과제에서 자유롭지 않고, 지배구조·자본 효율성 측면에서 갈 길이 많이 남았습니다. 무엇보다, 일본은 오랜 기간 초저금리·엔화 약세라는 독특한 환경에서 자본시장 개혁을 진행해 왔습니다. 한국과는 통화·환율·금리·산업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PBR 1배 압박+지배구조 코드+배당 확대”라는 세트 메뉴를 그대로 가져온다고 해서, 똑같은 효과를 얻으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보여준 것은 분명합니다. “디스카운트가 문제”라고 말만 하던 시대에서, “어떤 룰과 행동 변화로 이 디스카운트를 줄일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설계하고 실행한 시대로 넘어갔다는 것.

한국은 이제 막 그 출발선에 섰습니다. 일본의 길을 그대로 걷기보다는, 일본이 어디서 속도를 냈고, 어디서 막혔는지를 거울 삼아, 한국에 맞는 ‘코리아식 밸류업 로드맵’을 짜는 것이 현실적인 해법일 것입니다.

결론: Japan Discount를 거울로 삼아, Korea Discount의 방향을 설계하기

Japan Discount와 Korea Discount를 비교해 보면, 두 시장의 고민이 얼마나 닮아 있는지, 그리고 동시에 얼마나 다른지도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둘 다 “기업은 괜찮은데, 주주 대우와 자본 효율성이 부족해 상시 디스카운트가 붙는 시장”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본은 이 문제를 풀기 위해 10여 년에 걸쳐 지배구조·스튜어드십 코드, PBR 1배 압박, 배당·자사주 소각 확대, 교차지분 해소 등의 개혁을 시도했고, 그 결과 일부 기업과 시장 전체의 평가가 실제로 달라지고 있습니다. 아직 길은 남았지만, 최소한 “말만 하는 단계”에서 “행동이 시작된 단계”로 넘어간 것은 분명합니다.

한국의 Korea Discount 논의는 이제 막 본격적으로 불이 붙었습니다. 코리아 밸류업, 지배구조 개선, 연금 개혁, 장기투자 문화 확산 등 여러 키워드가 쏟아지고 있지만, 아직은 구호와 이벤트의 비중이 크고, 장기 로드맵과 행동 변화는 걸음마 단계에 가깝습니다. 일본 사례가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교훈은 이겁니다. “디스카운트 해소는 선언이 아니라, 코드를 만들고, 인센티브를 설계하고, 기업과 연금·개인이 실제 행동을 바꾸는 데 최소 10년 이상이 걸리는 프로젝트다.”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 이 비교가 의미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는 두 가지를 동시에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한국의 디스카운트가 단숨에 사라질 거라는 낙관은 위험하다”는 현실 인식. 다른 하나는, “일본처럼 꾸준한 제도·행동 변화가 쌓이면, 지금의 저평가가 나중에 되돌려질 수 있는 ‘장기 콜옵션’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입니다.

그래서 이 글의 결론을 이렇게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 “Japan Discount의 역사는 Korea Discount의 미래를 그대로 예언하진 않는다. 하지만 일본이 거쳐 온 시행착오와 부분적인 성공은, 우리가 어떤 순서와 속도로 무엇을 바꾸어야 할지에 대한 힌트를 준다. 나는 이 힌트를 바탕으로, 지배구조·배당·자본 효율성을 실제로 개선하는 한국 기업·ETF에 장기적으로 동행하는 전략을 선택하겠다.”

Korea Discount를 단순히 “한국은 늘 싸다”는 체념의 언어로 둘 것인지, 아니면 “언젠가 줄어들 수 있는 구조적 할인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게 만드는 질문”으로 바꿀 것인지는, 결국 우리 각자의 몫입니다. Japan Discount라는 거울을 한 번 제대로 들여다보는 일은, 그 선택을 조금 더 현명하게 만드는 데 분명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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