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 vs 국내주식, 그리고 환율까지 함께 놓고 본 20년 수익률 그래프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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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주식 vs 국내주식, 그리고 환율까지 함께 놓고 본 20년 수익률 그래프 읽기

by leeAnKR 2025. 1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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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투자자들 사이에서 몇 년 전부터 가장 뜨거운 주제 중 하나가 바로 “국내주식 vs 해외주식”입니다. 누군가는 “결국 미국 S&P500에 장기 투자하는 게 답”이라고 말하고, 또 다른 사람은 “환율 위험과 정보 비대칭을 감안하면 여전히 코스피를 무시할 수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이 논쟁은 대부분 특정 기간의 차트 캡처 한 장, 혹은 체감 수익률 몇 가지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글은 그런 감각적인 주장 대신, 2000년대 이후 코스피·S&P500·원·달러 환율을 한 그래프에 올려 놓고, “같은 20여 년을 한국 투자자가 어디에 어떻게 투자했다면 결과가 어땠을지”를 장기 시계열 관점에서 상상해 보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코스피에만 투자한 경우, S&P500(또는 나스닥·미국 전체 시장 ETF)에만 투자한 경우, 그리고 여기에 원·달러 환율까지 반영해 “원화 기준 해외투자 수익률”을 비교하는 세 개의 곡선을 한 화면에 놓고, IMF 이후 회복 국면, 닷컴버블 붕괴, 2008 글로벌 금융위기, 2010년대 저성장·저금리, 코로나 이후 강세장 등 각 시기마다 어떤 자산이 앞섰는지 살펴봅니다. 이 글의 목적은 “해외가 무조건 낫다/국내가 낫다”라는 단순한 답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국내·해외·환율을 함께 보는 눈”을 길러, 앞으로 자산 배분을 할 때 조금 더 구조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있습니다.

 

서론: 같은 1,000만 원, 코스피에 뒀을 때와 S&P500에 뒀을 때의 그래프

먼저 머릿속에 하나의 차트를 그려보겠습니다. x축에는 2000년, 2008년, 2013년, 2020년, 2024년 같은 주요 연도를 놓고, y축에는 “원화 기준 누적 수익률(배당 재투자 가정)”을 표시합니다. 초록색 선은 2000년에 1,000만 원을 코스피 ETF에 투자해 그대로 들고 있었을 때의 자산 곡선, 파란색 선은 같은 돈을 미국 S&P500 ETF에 투자했을 때의 “달러 기준” 자산 곡선, 주황색 선은 여기에 원·달러 환율을 반영해 “원화로 환산한 해외 투자 수익률”을 나타낸 곡선입니다. 여기에 회색 점선으로 원·달러 환율 자체(원화 약세·강세)를 함께 표시하면, 어떤 시기에는 단순히 지수 수익률이 아니라 환율까지 겹쳐져 결과가 크게 달라졌다는 사실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00년대 초반 닷컴버블 붕괴 이후 구간을 떠올려 보면, 미국 나스닥과 S&P500은 한동안 고전했지만, 한국 코스피는 중국 성장·수출 호황·원자재 사이클의 수혜를 받으며 빠르게 회복하고 우상향했습니다. 이때 초록색 코스피 곡선은 빠르게 가파른 기울기를 그리며 위로 치솟는 반면, 파란색 S&P500 곡선은 완만한 편이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반대로 2010년대 중반 이후, 특히 코로나 이후 2020~2021년 구간에는, 기술주 중심의 미국 증시가 폭발적인 상승을 보이면서 파란·주황 곡선이 초록 곡선 위로 크게 벌어지는 장면이 만들어졌습니다.

여기에 환율이라는 변수를 얹으면 이야기가 더욱 복잡해집니다. 원화가 강세였던 시기에는 달러로 번 수익을 원화로 가져올 때 일부가 깎이게 되고, 원화가 약세였던 시기에는 지수 수익률 외에 추가적인 환차익이 붙기도 합니다. 2008년 금융위기 후 원·달러가 급등(원화 약세)했을 때, 이미 달러 자산을 보유하고 있던 투자자는 지수 하락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적은 손실을 보거나, 심지어 환차익 덕에 방어가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원화 강세와 미국 증시 조정이 겹친 구간에서는, “지수는 그럭저럭인데, 환율 때문에 원화 기준 수익률이 별로”인 그림이 나오기도 합니다.

서론에서 먼저 정리하고 싶은 메시지는 단순합니다. 국내 vs 해외를 비교할 때는 항상 환율이라는 세 번째 축을 함께 봐야 한다는 점입니다. 같은 S&P500 ETF라도, 미국 투자자의 그래프와 한국 투자자의 그래프는 환율만큼 차이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지난 10년은 미국이 정답이었다”거나 “앞으로는 한국이 저평가다”라는 식의 단순한 문장은, 특정 기간에만 맞는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본론에서는 IMF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 2010년대 박스피와 미국 강세장, 코로나 이후, 최근 긴축 구간까지 큰 사이클을 나누어, 각 구간에서 국내·해외·환율이 어떤 그림을 만들었는지 차근차근 살펴보려 합니다.

 

본론: 사이클별로 달라진 국내·해외·환율 그래프의 얼굴

1. 2000년대 초·중반: 코스피 급등과 원화 강세가 겹친 시기
IMF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을 거친 한국 경제는, 2000년대 초·중반에 중국 성장·글로벌 수출 호황의 수혜를 강하게 받았습니다. 코스피는 2003년 이후 4~5년 동안 거의 직선에 가까운 우상향을 그리며 2배, 3배 이상 상승하는 구간을 경험했습니다. 이때 초록색 코스피 곡선은 가파르게 위로 치솟는 반면, 미국 S&P500은 닷컴버블 후유증과 2001년 테러, 회계 스캔들 등을 거치며 상대적으로 더딘 회복을 보여 주었습니다. 동시에, 한국 원화는 위험 프리미엄 감소와 성장 기대 덕분에 강세 흐름을 탔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외환위기 직후의 고점에서 점차 하향 안정화되며, 달러 자산의 원화 환산 수익률을 일부 깎아 먹는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그래프 상에서 보면, 파란색 S&P500(달러 기준) 곡선과 주황색 “환율 반영 후 수익률” 곡선 사이에 간격이 생깁니다. 달러로 보면 나쁘지 않은 수익률이어도, 원화로 환산하면 코스피 대비 상대적으로 초라해 보이는 시기였던 셈입니다. 이 구간만 놓고 보면, “국내 주식이 정답이었고, 해외는 굳이 할 필요가 없었다”는 평가가 가능할 정도입니다.

2. 2008 글로벌 금융위기: 동반 급락과 환율 급등이 만든 복잡한 그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국내·해외를 가리지 않고 모든 위험 자산을 강타했습니다. 초록 코스피와 파란 S&P500 곡선은 동시에 가파른 하락을 겪습니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은 이때 급등했습니다. 한국에서 해외 ETF를 보유 중이던 투자자는, 지수 하락과 환차익이 서로를 일정 부분 상쇄하는 복잡한 그림을 경험했습니다. 예를 들어, S&P500이 달러 기준으로 -40% 떨어졌는데, 같은 기간 원·달러가 +40% 올랐다면, 원화 기준 손실은 그보다 훨씬 작을 수 있습니다. 주황색 “원화 기준 해외 수익률” 곡선은 파란 S&P500 곡선보다 밑으로 덜 내려갔을 가능성이 큽니다. 반면 순수 국내 자산만 들고 있었던 투자자는, 지수 하락과 환율 급등이 겹치면서 체감 손실이 더 크게 느껴졌을 수 있습니다. 이 구간은 “해외 주식 = 더 위험하다”는 단순한 인식을, 실제 데이터가 반드시 뒷받침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3. 2010년대 박스피와 미국 장기 강세장: 격차가 벌어진 10년
2010년대 중반까지 코스피는 장기간 박스권을 헤매었습니다. 1,900~2,200 내외에서 박스피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방향성이 약했습니다. 반면 미국 S&P500과 나스닥은 양적완화·기술 혁신·글로벌 성장의 수혜를 받으며 거의 끊임없이 신고가를 경신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래프 상에서 초록 코스피 선은 거의 수평에 가까운 흐름을 그리는 사이, 파란 S&P500 곡선은 꾸준한 우상향으로 초록선을 크게 추월합니다. 이 시기 원·달러 환율은 크게 한쪽으로 치우치기보다는, 구간별로 강세·약세가 번갈아 나타났습니다. 그 결과, 주황색 “원화 기준 해외 수익률” 곡선은 파란 곡선과 큰 틀에서 비슷한 우상향 패턴을 그리되, 환율의 영향으로 어느 시점에는 더 위로, 어느 시점에는 조금 아래로 출렁이는 모습을 보입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국내에만 머물렀던 투자자와 미국 중심 해외투자를 병행한 투자자의 장기 성과 격차가 꽤 크게 벌어진 구간이었습니다.

4. 코로나19 이후: 동반 급등이지만, 강도와 타이밍은 달랐던 시기
2020년 코로나 쇼크는 초·중반만 놓고 보면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슷한 충격처럼 보였지만, 이후 전개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역대급 속도로 쏟아진 유동성과 온라인·디지털·플랫폼 중심의 수요 폭발 덕분에, 미국 나스닥과 S&P500은 V자 반등을 넘어 초고속 랠리를 보여 주었습니다. 한국 코스피 역시 2020~2021년 강한 반등과 개인 투자자 ‘동학개미’ 열풍을 겪으며 3,000포인트를 돌파했습니다. 그래프 상에서 초록·파란·주황 세 곡선이 모두 가파르게 위로 치솟는 장면이 펼쳐졌습니다. 다만 디테일을 보면 차이가 있습니다. 기술주 비중이 높은 미국 지수는 반등의 강도가 더 강했고, 원·달러 환율이 다시 점진적인 원화 강세 쪽으로 움직인 구간에서는 해외 수익률의 일부가 환율에서 깎이기도 했습니다. 반대로 최근 긴축과 금리 인상, 기술주 조정 구간에서는 미국 지수가 크게 흔들리는 사이, 원화 약세 구간이 겹치며 한국 투자자의 “원화 기준 미국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덜 나빠지는 장면도 나왔습니다. 이 구간은 “같은 미국 ETF라도, 한국 투자자는 환율 덕에 수익이 완충되기도, 반대로 깎이기도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줍니다.

5. 엑셀로 그려보는 나만의 ‘코스피 vs S&P500 vs 환율’ 인포그래픽
이 모든 이야기를 머릿속에서만 굴리지 말고, 직접 그래프로 만들어 보면 훨씬 선명해집니다. 방법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1) 코스피 지수, S&P500 지수의 연간(혹은 월별) 수익률 데이터를 엑셀에 정리합니다. 2) 같은 기간의 원·달러 환율 데이터를 가져와, 특정 기준 시점(예: 2000년)을 100으로 놓고 지수화합니다. 3) 2000년에 1,000만 원을 투자했다고 가정하고, 코스피·S&P500(달러 기준)·S&P500(환율 반영 후 원화 기준)의 누적 자산 곡선을 계산합니다. 4) 그래프 위에 IMF 이후, 금융위기, 유럽 재정위기, 중국 둔화, 브렉시트, 코로나, 최근 긴축 구간 같은 경제 이벤트에 세로선을 긋고 간단한 라벨을 붙입니다. 이렇게 해 보면, “어느 시기에는 국내가 압승, 어느 시기에는 미국이 압승, 어느 시기에는 환율이 모든 걸 뒤집어 놓은 구간”이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결론: 국내 vs 해외 논쟁보다 중요한 건 ‘국내·해외·환율을 함께 보는 눈’

코스피·S&P500·원·달러 환율 그래프를 한 화면에 놓고 20여 년을 복기해 보면, 우리가 흔히 하는 “국내는 답이 없다”, “해외만이 살 길이다” 같은 말이 얼마나 단편적인지 깨닫게 됩니다. 2000년대 초·중반에는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시장 중 하나였고, 2010년대에는 미국이 독주했고, 일부 구간에서는 환율 때문에 같은 미국 ETF라도 한국 투자자와 미국 투자자의 체감 수익률이 크게 달랐습니다. 즉, 어느 한쪽이 영원한 승자가 아니라, 경제·정책·기술·인구·환율 사이클에 따라 유리한 쪽이 바뀌어 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우리가 가져가야 할 태도는 “국내냐 해외냐” 양자택일이 아니라, “내 자산 중 얼마를 국내에, 얼마를 해외에, 어떤 통화로 분산해 둘 것인가”에 대한 기준을 세우는 것입니다. 한국에만 몰빵하면 환율·국가 리스크에 과도하게 노출될 수 있고, 반대로 미국·해외에만 몰빵하면 생활통화와 투자통화가 다른 상황에서 환율 변동이 생활비·목표금액에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관리하기 어렵습니다. 실무적으로는, 장기 자산의 일정 비율(예: 30~50%)을 S&P500·나스닥·글로벌 ETF 같은 해외 지수에 분산하면서도, 나머지는 코스피·국내 ETF·원화 현금으로 두는 식의 조합이 많이 쓰입니다. 여기에 연금·퇴직연금·적립식 투자 계좌 등을 활용해 “국내 vs 해외 비중”과 “원화 vs 달러 비중”을 별도로 관리하면, 특정 국가나 통화에 너무 쏠리지 않으면서도 장기 우상향의 열매를 나눠 가질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글이 던지고 싶은 질문은 하나입니다. “10년 뒤 내 자산 그래프를 떠올렸을 때, 코스피·S&P500·환율 중 어느 한 줄에만 운명을 맡길 것인가, 아니면 세 줄을 함께 그려 놓고 균형을 잡을 것인가?” 한 번쯤 엑셀을 열어 코스피 vs S&P500 vs 환율 그래프를 직접 그려 보세요. 그리고 그 위에 “내 현재 포트폴리오 비중”이라는 점 하나를 찍어 보시기 바랍니다. 그 점이 어느 한쪽으로 너무 치우쳐 있다면, 지금이야말로 국내·해외·환율을 함께 보는 눈을 기르고, 비중을 천천히 조정해 나갈 시점일지도 모릅니다. 그래프는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 그래프를 외면하지 않고 차분히 읽어내는 것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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