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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지션 사이징 기초: 1R·손익비·계좌 대비 비율로 위험을 통제하고 수익곡선을 매끄럽게 만드는 법

by leeAnKR 2025. 1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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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지션 사이징은 ‘무엇을 사느냐’만큼이나 ‘얼마나 사느냐’를 체계화하는 기술이다. 같은 종목, 같은 타이밍이라도 매수 수량과 손절선의 위치가 달라지면 결과는 전혀 다른 그림이 된다.

이 글은 계좌의 일관성을 높이고 감정 개입을 줄이기 위해, ① 1R(한 거래에서 감수하는 최대 손실) 개념, ② 손익비(Reward:Risk) 설계, ③ 계좌 대비 위험 비율(예: 0.5~1.0%) 규칙을 하나로 묶어 ‘실행 가능한 공식’으로 정리했다. ATR·변동성 기반 손절, 분할 진입·분할 청산, 상관관계/섹터 한도, 레버리지 사용 주의점까지 담아 초보도 바로 적용할 수 있게 안내한다. 읽고 나면 “감으로 한 장 더” 대신 “규칙대로 이만큼”이 손에 남는다.

 

서론: 손실을 먼저 정하고 들어가는 사람만이 오래 남는다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는 ‘오를 이유’는 많이 갖고 시작하지만, ‘틀렸을 때 멈추는 지점’은 애매하게 남겨 둔다. 그래서 상승장의 들뜸에는 쉽게 물량을 늘리고, 하락장의 공포에는 손이 굳는다. 포지션 사이징은 이 불균형을 바로잡는 첫 단추다. 핵심은 간단하다. 첫째, 1R을 정한다. 1R은 한 거래에서 기꺼이 감수할 수 있는 최대 손실액으로, 보통 ‘계좌 총액 × 위험비율(%)’로 계산한다. 예를 들어 1천만 원 계좌에 위험비율 1%라면 1R=10만 원이다. 둘째, 손절선을 가격이 아니라 논리로 정한다. 기술적(직전 스윙저점·지지선 이탈), 변동성(ATR×배수), 시간(기간 내 모멘텀 미발현 시 청산) 중 하나로 규정하고, 그 지점까지의 거리(진입가-손절가)가 곧 ‘한 주당 위험’이 된다. 셋째, 수량은 1R을 손절선까지의 거리로 나눠 산출한다. 즉, 수량 = 1R ÷ (진입가 − 손절가)(롱 기준)이다. 이 수식은 손으로 적어봐도 좋은데, 쓰는 순간 ‘감’이 ‘절차’로 바뀐다. 넷째, 손익비를 미리 상상한다. 최소 2:1을 권장하는 이유는 승률이 50% 이하라도 기대값이 플러스로 남을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계좌 위험 총량을 관리한다. 같은 섹터·같은 팩터에 몰린 종목을 여러 개 들고 있다면, 표면상 종목 수와 무관하게 ‘한 배를 탄’ 셈이다. 이 경우 종목별 1R을 합한 섹터 위험포트폴리오 위험 상한(예: 섹터 3R, 전체 5R)을 병행한다. 이렇게 손실을 먼저 고정하면, 수익은 ‘운’의 영역을 벗어나 ‘체계’의 영역으로 들어오고, 계좌의 드로다운은 예상 가능한 범위로 수렴한다. 포지션 사이징은 화려한 예측의 기술이 아니라, 나의 한계를 미리 정해 두는 담백한 장치다. 이 담백함이 오래가게 만든다.

본론: 1R·손익비·계좌 대비 %를 엮는 실행 레시피—공식, 체크리스트, 예시

1) 규칙의 뼈대—1R과 위험비율
먼저 계좌의 기본 위험비율을 정한다. 초보자는 0.5%~1.0%, 숙련은 1.0%~1.5% 범위가 무난하다. 1천만 원 계좌·1%면 1R=10만 원. 두 개 포지션 동시 보유 시 총 위험은 2R이 되고, 최대 동시 노출 한도(예: 4~5R)를 넘지 않도록 한다. 시장 변동성이 급격히 높아진 구간(VIX·큰 갭 빈발 등)에는 위험비율을 자동으로 30~50% 감액하는 ‘볼륨 브레이크’를 두면 계좌의 숨이 길어진다.

2) 손절선과 수량 공식—가격이 아니라 논리로 자른다
손절은 ‘틀렸음을 인정하는 지점’이다. 방법은 세 가지가 실용적이다. (A) 기술적 손절: 직전 스윙저점/이평선/추세선 이탈. (B) 변동성 손절: ATR×n(예: 1.5~2.5)만큼 불리하게 움직이면 청산. (C) 시간 손절: 일정 기간 내(예: 10거래일) 시나리오 미전개 시 청산. 손절가가 정해지면, 수량은 수량 = 1R ÷ (진입가 − 손절가)(롱), 혹은 1R ÷ (손절가 − 진입가)(숏)으로 끝난다. 이때 수수료/세금을 보수적으로 더해 거리(한 주당 위험)를 5~10% 상향해 계산하면 실제 체감 손실이 1R을 넘지 않는다.

3) 손익비와 기대값—2:1을 기본으로, 3:1은 ‘추적’한다
목표가를 정할 땐 최소 2R 위치에 1차 청산 트리거를 둔다. 예를 들어 한 주당 위험이 500원이라면 1R=500원, 2R=1,000원이다. 승률이 45%라도 평균 손익비 2:1이면 기대값 E=(0.45×2R)−(0.55×1R)=+0.35R로 플러스다. 이동 손절(트레일링)로 1R 돌파 이후 손절선을 상향 조정하면, 평균 손익비가 2 이상으로 자연히 올라간다. 핵심은 ‘큰 손실’이 아니라 ‘작은 손실 여러 번 + 중간/큰 수익 가끔’의 조합을 꾸준히 만드는 것이다.

4) 분할 진입·분할 청산—리스크를 시간에 분산
완전 진입보다 2~3회 분할 진입이 심리적으로 안정적이다. 예: 계획 수량의 50%를 첫 트리거에서, 이후 유리한 방향으로 0.5~1.0R 진행 시 30%, 추세 확인 시 20% 추가. 손절은 최초 포지션 기준으로 두되, 평균단가가 개선되면 손절선도 함께 타이트하게 당긴다. 청산은 2R에서 50%, 3R에서 30%, 잔여 20%는 트레일링으로 추적하는 식이 거래비용과 심리 소모를 줄여 준다.

5) 변동성·상관관계·섹터 한도—겉으로 다른 종목, 실은 같은 배
ATR·표준편차가 큰 종목은 같은 1R 기준에서도 수량이 자동으로 줄어든다. 이것이 변동성 균등화의 장점이다. 또한 섹터/팩터 상관이 높으면 종목 수가 늘어도 사실상 한 포지션이다. 섹터당 위험을 3R, 단일 종목 위험을 1R, 지수·섹터 ETF와 개별주 동시 보유 시 중복 위험 계수(예: 1.3배)를 적용하는 등 ‘겹침’을 수치로 반영해야 한다.

6) 레버리지·마진—속도는 두 배, 복구는 네 배
레버리지는 변동성도, 복구 난이도도 키운다. 손절이 1틱만 늦어져도 1R→1.5R이 되는 일이 잦다. 레버리지 상품(레버리지 ETF·마진)은 1R·손익비·분할 규칙을 더 엄격히 적용하고, 계좌 위험 총량 상한을 한 단계 낮추는 게 안전하다. ‘한 번에 크게’보다 ‘여러 번 작게’가 장기 성과에 유리하다.

7) 체크리스트—버튼 누르기 전 7문항
① 이번 거래의 논리 한 줄(뉴스가 아닌 구조) ② 손절 방식(기술/변동성/시간) ③ 1R 금액과 계좌 위험비율 ④ 한 주당 위험(진입-손절) ⑤ 수량=1R ÷ 한 주당 위험 ⑥ 목표 손익비(최소 2:1)와 1·2·3차 청산 계획 ⑦ 포트폴리오 총 위험(섹터·중복 고려)과 캘린더 리스크(FOMC·CPI·실적주간) 확인. 이 7문항을 통과하면 ‘충동’은 줄고, ‘반복’이 남는다.

결론: “1R 고정 → 수량 산출 → 손익비 추적”—세 줄로 끝내는 실행 문장

포지션 사이징은 거창한 이론이 아니다.

실전에서 필요한 것은 세 줄이다. 첫째, 1R 고정: “계좌의 위험비율은 1.0%, 시장 변동성 급등 시 0.6%로 자동 축소.” 둘째, 수량 산출: “손절선은 ATR×2 또는 직전 스윙저점 기준, 수량=1R ÷ 거리.” 셋째, 손익비 추적: “2R에서 절반 청산, 잔여는 트레일링으로 추적, 기대값은 분기마다 점검.” 여기에 섹터/상관 한도와 분할 진입·청산만 덧대면, 뉴스와 소문이 요란한 날에도 계좌는 고집스럽게 자신의 궤도를 따른다.

잘 맞히는 사람이 아니라, 크게 잃지 않는 사람이 오래 살아남는다.

그리고 크게 잃지 않는 습관은 포지션 사이징에서 시작한다. 오늘 1R을 적고, 손절 방식을 문장으로 고정하고, 다음 주문서에 수량 공식을 써 넣어 보자. 반복이 쌓이면 수익곡선은 덜 요동치고, 마음은 더 한가해진다. 결국 시장에서 오래 이기는 법은 ‘정확한 예측’이 아니라 ‘일관된 절차’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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